'권오준의 포스코' 3년 더?…사외이사 6인 손에

입력 2016-12-09 19:02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 도전
6인의 CEO후보추천안 가동
연임 반대 땐 새 후보 찾아야

정부 바뀌면 CEO 교체 됐지만
대통령 탄핵으로 '외풍' 없을 듯



[ 안대규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이 9일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실적 회복과 회사 체질 개선, 성공적인 구조조정 등 지난 3년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3년간 포스코의 재도약 기반을 닦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권 회장의 연임 여부는 사외이사 여섯 명이 결정한다.

권 회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권 회장은 이사회에서 “3년 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개혁을 추진했고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더 할 일이 많다”며 연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등 실적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철강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자’며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49건의 구조조정을 이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98건을 완료했다. 그 결과 재무건전성은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70.4%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된다.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의사회 의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 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여섯 명이다.

이들은 내년 1월 초까지 권 회장을 평가해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이 권 회장 연임에 찬성하면 포스코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권 회장을 차기 단일 회장 후보로 내세운다.

CEO후보추천위가 연임에 반대하면 사내외 후보를 다시 물색한 뒤 심사를 거쳐 새로운 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됐고, 2000년 민영화됐다. 하지만 뚜렷한 ‘주인’이 없다. 국민연금공단이 10.6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현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는 2006년 도입됐다.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 보니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외풍에 시달렸다. 정준양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중도 사임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구택 전 회장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9년 1월 자진 사퇴했다.

권 회장의 연임 여부는 청와대 의중과 무관하게 결정될 전망이다. 그의 연임이 최종 확정되는 내년 3월까지는 대통령 탄핵으로 권력 공백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적 고려 없이 CEO후보추천위의 경영적 판단에 따라 포스코 CEO를 결정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차기 CEO 결정이 포스코의 실질적 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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